반지의 제왕과 호빗 시리즈를 본 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샤이어’를 꿈꿨을 것입니다. 초록 언덕, 동그란 문, 호빗들의 평화로운 마을. 그 상상이 현실이 되는 곳이 뉴질랜드 북섬의 마타마타(Matamata)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영화 속 세트가 하나의 마을로 살아 숨 쉬는 이곳의 이야기와 지금 여행지로서의 매력을 전해드리겠습니다.
1. 영화의 세트가 아닌 ‘진짜 마을’처럼 살아있는 호빗 마을
호빗 마을은 원래 임시 촬영 세트로 만들어졌습니다. 1999년 반지의 제왕 촬영 당시, 대부분 목재와 스티로폼으로 구성되었고, 촬영이 끝난 후 철거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이곳의 숨이 멎을 듯한 환상적인 풍경과 방문객들의 폭발적인 관심 덕분에, 피터 잭슨 감독은 호빗 시리즈 제작 과정에서 이곳을 ‘영구 세트’로 다시 짓기로 결정했습니다.
그 이후 이곳은 ‘호빗 마을(Hobbiton)’이라는 이름의 본격적인 관광지로 자리 잡았고, 지금까지도 정성스럽게 보존, 관리되고 있습니다. 단순한 영화 세트의 개념을 뛰어넘어, 마치 영화 속 장면이 그대로 튀어나온 듯한 정교한 미장센을 자랑합니다. 40채가 넘는 호빗집, 실물 크기의 소품들, 그리고 버터 맥주를 마실 수 있는 상징적인 장소인 ‘그린 드래곤 인(Green Dragon Inn)’까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세심하게 정돈된 빨랫줄과 작은 정원,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연기까지. 모든 요소가 애정을 담아 꾸며져 있습니다. 제가 이 마을을 거닐 때는 이곳이 영화 세트가 아니라, 지금도 호빗들이 실제로 살고 있을 것만 같은 진짜 마을처럼 느껴졌습니다. 영화를 다시 한번 보고 이곳을 방문한다면 더 큰 감동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2. 지금의 호빗 마을 – 드라마틱한 변화와 현장감 있는 여행
과거에는 주로 가이드 투어 위주로 관람이 제한되었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도입되어 여행 콘텐츠가 훨씬 풍성해졌습니다. 예를 들어, 일출 시간에 입장해 언덕 너머로 퍼지는 햇살을 감상하는 ‘선라이즈 투어’와 촛불로 아름답게 장식된 밤의 호빗 마을을 체험할 수 있는 ‘이브닝 밴킷 디너’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제가 방문했을 당시 가이드분이 각 집의 이름과 이야기를 자세히 들려주셨는데, 특히 빌보의 집에 들어섰을 때는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생생한 현실감과 고요한 마법 같은 분위기에 전율이 흘렀습니다. 최근에는 촬영 세트를 보존하기 위한 환경 관리 노력이 강화되어,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지속 가능한 관광지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특히 팬들이 기념사진을 많이 찍는 장소 주변에는 초목 훼손을 막기 위해 별도의 보행로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각 프로그램마다 실제감 넘치는 연출과 세심한 배려 덕분에 방문객들은 마치 호빗 세계 속으로 빠져든 듯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곳은 영화 팬뿐만 아니라 자연과 힐링을 원하는 여행객에게도 꼭 추천하고 싶은 명소입니다.
3. 방문자의 시선에서 본 감상 포인트와 팁
호빗 마을을 최대한 생생하게 느끼기 위해서는 영화 속 장면을 떠올리며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이드 투어 중에는 특정 장면을 재현할 수 있도록 잠시 멈춰 설명하는 시간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빌보가 파티를 준비하며 마을을 돌아다니는 장면이나 간달프가 마차를 몰고 입장하는 길에서 영화와 똑같은 각도로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방문한다면 마을 곳곳에 숨겨진 작은 디테일을 찾아보는 재미를 놓치지 마세요. 영화 속 장면과 비교하며 각 호빗집마다 고유한 문양을 살펴보고, 모든 집에는 작은 정원이 있어 사진 찍기 좋은 포인트가 많으니 천천히 둘러보시길 추천합니다.
또한, 입장 전에 그린 드래곤 인에서 제공하는 수제 맥주나 무알코올 사과주도 꼭 맛보시길 바랍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는 날씨가 약간 흐렸지만, 안개 낀 초원이 오히려 영화의 마법 같은 분위기를 더 잘 살려 주었습니다. 비 오는 날도 호빗 마을과 잘 어울리는 배경이 된다는 점, 기억해 두시면 좋겠습니다.
팁을 더 드리자면, 뉴질랜드 기준 3월에서 5월 사이인 가을에 방문하면 여름보다 덜 붐비고 여유롭게 여행할 수 있습니다. 또한 호빗 마을을 방문할 때는 많이 걸어야 할 수 있으니 반드시 편안한 신발을 신고 천천히 걸으며 주변 풍경을 음미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결론 –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현실 속 마을
뉴질랜드 마타마타의 호빗 마을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시간이 멈춘 듯한 판타지 공간이자,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성지 같은 장소입니다. 반지의 제왕이나 호빗을 보지 않았더라도 이곳은 누구에게나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입니다. 만약 뉴질랜드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마타마타에서 꼭 하루를 보내시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