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한 달 살기, 실제로 해보면 어떨까요? 혼자 치앙마이에서 한 달을 살아보며 느낀 감정과 현실적인 장단점을 솔직하게 풀어냈습니다. 나만의 노하우와 조심해야 할 점까지 모두 담았습니다.
1. 자유로움과 외로움, 그 사이 어딘가
한 달 살기를 결심한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오롯이 나에게 집중해 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치앙마이는 혼자 살아보기 좋은 도시였습니다. 물가는 저렴하고, 치안은 비교적 안정적이며, 한국인 여행자도 많아 초반 적응이 수월했습니다. 혼자라는 건 생각보다 많은 자유를 줍니다. 내가 원하는 시간에 일어나고, 가고 싶은 카페를 찾아다니고, 아무 이유 없이 하루 종일 숙소에 있어도 괜찮았습니다. 처음 며칠은 정말 황홀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자, 이내 익숙함이 주던 안락함이 사라진 자리에 ‘고요한 외로움’이 찾아왔습니다. 저녁이 되면 누구와도 이야기하지 않고 하루를 마감하는 날들이 쌓였고, 문득 혼자 밥을 먹고 있는 내 모습이 낯설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현지에서 열리는 요가 클래스나 쿠킹 클래스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조금씩, 혼자라는 자유 속에서 나를 돌보는 법을 배워갔습니다. 그러면서 차츰 다시 마음의 안정을 찾아갔습니다. 결론적으로, 한 달간 낯선 곳에서 느낀 자유로움과 여유, 새로운 세상에서의 도전과 경험은 결국 좋은 기억으로 남았지만, 그 순간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외로움이 분명히 교차했습니다. 혼자서 한 달 살기를 계획하신다면, 이런 감정의 양면을 마주할 마음의 준비도 함께하시면 좋겠습니다. 그 시간이 분명 더 단단하게 남을 것입니다.
2. 물가는 저렴하지만, 예상치 못한 지출이 있다
치앙마이는 확실히 저렴한 도시입니다. 로컬 식당에서의 한 끼는 2,000원 이하로 해결되고, 숙소도 월 단위 계약이라면 큰 부담이 없습니다. 저는 도심 근처의 에어비앤비를 한 달에 약 40만 원에 빌렸습니다. 하지만 한 달을 살다 보면 예상하지 못한 지출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예를 들어, 갑자기 노트북 충전기가 고장 나 새로 구입해야 했고, 준비해 간 상비약으로 해결되지 않아 현지 병원을 찾은 적도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조심해야 할 것은 ‘한 번쯤 해보고 싶다’는 마음입니다. 마사지, 원데이 클래스, 교외 투어 등 모든 것이 저렴하게 느껴지지만, 생각 없이 계속 참여하다 보면 어느새 예산을 훌쩍 넘기게 됩니다. 저는 사원에서 진행되는 명상 프로그램과 요리 원데이 클래스에 매료되어 다양한 체험에 큰 비용을 들였습니다. 특히 요리 클래스는 한 번에 한두 가지 태국 음식을 배우는데, 그 매력에 빠져 무려 다섯 번이나 수강했고, 한국에서 재현하고 싶은 마음에 현지 소스와 식료품까지 구입해 예상보다 많은 지출이 생겼습니다. 이처럼 한 달 살기를 준비할 땐 식비와 숙소비 외에도 ‘경험비’ 예산을 따로 설정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치앙마이에서는 ‘저렴하니까’라는 말이 지출을 부추길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여유 있게 예산을 계획해야 무리 없이 소중한 경험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3. 일상과 여행의 경계가 흐려지는 삶
해외에서의 한 달 살기는 단순한 여행이 아닙니다. 낯선 곳에서 '삶'이 시작되는 시간입니다. 처음 며칠은 모든 것이 여행처럼 느껴지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곳만의 일상이 서서히 만들어집니다. 저에게도 그랬습니다. 매일 아침 같은 길을 산책하고, 단골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공원에서 시간을 보내고, 밤마다 같은 플레이리스트를 들으며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그렇게 쌓인 루틴은 이 한 달을 더 특별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치앙마이는 빠르게 돌아가는 도시가 아닙니다. 여유롭고 느긋한 분위기 속에서 시간도 천천히 흐르는 듯 느껴졌습니다. 그 속에서 저도 모르게 ‘여유’라는 감각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게으름과 싸워야 하는 시간도 생깁니다. 저는 종종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나 자신에게 불안함을 느꼈습니다. 뭔가 해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이 마음을 조급하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경쟁이 치열하고 속도가 중요한 한국 사회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이 여유로움이 마냥 편안하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럴 땐 하루의 루틴을 가볍게라도 정해 보세요. 일정을 빽빽하게 짜는 것이 아니라, ‘내가 오늘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싶은지’에 집중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한 달 살기에서는 어디를 갈지 보다, 어떻게 살아갈지가 더 중요하다는 걸 배웠습니다. 치앙마이에서의 한 달은 저에게 ‘잘 쉰다’는 것도 연습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가르쳐 준 시간이었습니다.
결론: 혼자 떠난 치앙마이, 나를 다시 발견한 시간
치앙마이에서의 한 달은 화려하거나 자극적인 시간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조용하고, 가끔은 지루하기도 했지만 그 안에서 나를 많이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한 달 살기를 준비하고 있다면, 꼭 추천하고 싶은 도시입니다. 다만 현실적인 부분도 함께 고려해야 후회 없는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저는 혼자 치앙마이에 살아보며 ‘혼자서도 괜찮다’는 마음을 얻게 되었습니다. 때로는 외롭고 불안했지만, 그 모든 감정이 쌓여 더 단단한 나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또한 치열한 일상에 익숙했던 저는, 그곳에서 느꼈던 낯선 여유가 오히려 두려움으로 다가오기도 했지만, 결국에는 너무 조급하게 살지 않아도 괜찮다는 값진 교훈을 얻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여행일 수 있지만, 저에게는 인생의 쉼표였습니다. 이 글이, 당신의 한 달 살기를 준비하는 데 작지만 진심 어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